자녀 이해하기 - 시기별 발달 특징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녀는 하루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고 발달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두 발로 세상에 선 순간, 처음으로 엄마를 부르던 순간, 처음으로 기저귀를 뗀 순간 등 어릴 때 자녀의 첫 순간은 모든 부모에게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하루도 엄마 손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던 자녀가 어느새 학교를 입학하고 무럭무럭 커가니 그동안 많이 키웠다는 생각도 들고 독립의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자녀가 다 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자녀의 감정과 생각은 지금도 미완성 상태로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실패한 끝에 발을 땅에 딛고 걷게 되듯이 자녀의 마음도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거치며 크게 됩니다. 이러한 자녀의 마음 발달을 잘 알아두는 것은 자녀와 잘 소통하고 자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학령기(초등 자녀) 발달에 대해서 초등학교 입학 시기 자녀의 신체 성장 속도는 완만하고 운동기능 발달은 섬세해집니다. 시력과 청력은 6세경에 거의 성인 수준으로 발달하며, 면역체계도 강화됩니다. 또한 지능과 인지능력도 급격히 발달하여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기 좋습니다. 12세경 자녀의 뇌 무게는 성인의 약 95%에 이르며, 언어를 포함한 지적 기능 역시 완성에 다다릅니다. ?운동 발달: 전반적인 운동 발달 능력이 향상되고 건장해지며 경쟁심을 운동이라는 사회적으로 용납된 형태로 표출하게 됩니다. 이기고 싶은 욕구인 경쟁심을 운동으로 해소하는 것은 자기 만족감을 채워주고 발달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소근육 운동 발달은 미술, 악기, 글씨 쓰기, 컴퓨터 게임 등을 할 때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함께 있어, 이러한 부분에서 자녀가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꾸준한 성취를 지속해 가는 마음은 아직 부족해 도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Tip. 자녀는 자신의 미숙한 운동 조절 능력 때문에 상처받기도 합니다. 수치심을 느끼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여러 분야 중 자녀가 제일 집중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스포츠, 악기, 미술, 컴퓨터 등) 한 가지에 우선 집중하여 꾸준히 훈련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각자 잘하는 것도 다릅니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도 알려주세요.
?인지발달: 이 시기에는 지적 능력의 발달이 활발합니다. 피아제(Piaget)는 이 시기를 ‘구체적 조작기’라고 했습니다. 전 단계(미취학 시기)와 가장 구별되는 특징은 인지적 사고가 ‘탈중심화’되는 것입니다. 탈중심화라 문제의 상황을 여러 측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으로, 또래와의 많은 사회적 교류는 이러한 탈중심화를 촉진합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주고 싶어 했다면 이 시기에는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추측하여 생일 선물로 고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산수를 더 잘 이해하고 범주 분류와 서열에 더 밝아집니다. 사물의 보존법칙과 가역적인 변화의 이해도도 높아지고 언어와 상징에 대한 인지적 개념 역시 한층 성장합니다.
Tip. 자녀의 인지가 성장할 때 생각해 볼 것 중에 근접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라는 유명한 학습이론이 있습니다. 지식을 흡수할 때 아동이 잘 알고 할 수 있는 영역에 근접해서 가르친다면 아동의 인지가 더 확장되어 과제해결 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자녀가 어디까지 스스로 해결해 낼 수 있는가를 알아야 하고, 자녀를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녀에게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운 과제를 주진 않아야 합니다. 정리 정돈, 빨래 개기, 청소하기, 심부름, 버스 타기 등의 일상적인 과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성 발달: 학교로 집단적 환경이 확대되면서 자녀의 사회적 관계망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프로이트는 초등 저학년 시기를 ‘잠재기’라고 하였습니다. 이 시기는 동성 친구 간의 관계가 활발해지고 사회적 관념의 남녀 성 역할이 흡수되어 가는 시기입니다. 예를 들어 남자아이들은 스포츠 운동과 같은 경쟁 놀이를 좋아하고 힘을 기르는 것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여자아이들은 여성스럽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개념에 따라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점점 가족보다는 또래 안에서 자기 개념을 찾아가려 합니다. 이때 또래 소속감을 보이기 위해 협동심과 양보심이 발달하고 말하는 방식을 바꾸기도 하며 또래 언어나 농담도 쓰게 됩니다. 사회적 특성상 또래 분위기에 저항하거나 영웅처럼 행동하기는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 전후로 따돌림이라는 문제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Tip. 자녀가 적절한 남성, 여성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학습해 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봐주세요. 이때는 또한 양심과 도덕성의 발달이 중요하게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또래들과의 다양한 사회적 접촉을 통해 집단생활 안에서 이 부분이 발달할 수 있도록 자녀의 사회적 활동을 응원해 주세요.
2. 사춘기 발달에 대해서 사춘기는 인간의 발달 과정 중 제일 폭풍우 같은 시기로, 안정적인 성인이 되기 위한 주춧돌을 마련하는 시기여서 매우 중요합니다. 보통 초등 고학년 시기부터 시작되며 혼란스럽고 스트레스도 많은 시기입니다. 신체적으로 2차 성징이 일어나고, 심리적으로는 독립된 정체성을 찾는 시기이며, 사회적으로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뇌가 양적으로 크는 시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가지치기’가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즉, 뇌가 깎이고 다듬어져 정교해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뇌세포 간의 연결망인 시냅스가 사춘기 전의 절반 수준으로 소실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두엽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변연계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적 능력을 급격하게 성장시키고 감정과 정서적인 부분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인지발달: 피아제는 이 시기를 ‘형식적 조작기’라고 불렀으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상황을 넘어선 추상적인 사물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더 고차원적인 이론과 개념 형성이 가능해진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뇌가 다듬어지고 있는 불완전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 학생은 마치 가상의 청중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생각으로 어른에게 반항하고 대들기도 합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또래에게 영웅으로 비칠 것이라 느끼기도 하고, 자신은 어떤 특별한 경험이나 체험이 가능할 것이라는 마술적 사고로 위험한 행동을 무모하게 보이는 경향도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집단의식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Tip. 이 시기의 자녀를 보면 마음이 조마조마하거나 걱정이 많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녀가 왜 이러한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인지 발달 궤적으로 이해하고 자녀가 그 과도기를 힘들게 고군분투 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바라봐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사회 정서발달: 이 시기 자녀는 또래 간에 날 것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점차 지양하고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공감력, 문제해결 능력, 또래들과 잘 지내려는 방법을 갖춰가면서 자기 효능감을 느끼고, 이러한 자기 효능감이 자존감으로도 옮겨지는 시기입니다. 부모에 대한 의존은 많이 줄어들고, 오히려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며, 또래 간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찾게 됩니다. 높아진 성적 욕구와 이성에 관한 관심을 적절하게 해소하는 조절력도 배워야 하는 시기입니다. 친구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친구에게 고민 상담도 많이 합니다. 에릭슨은 이 시기를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시기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현실 속 내 모습 간의 괴리를 느끼기도 하여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발달 목표는 자기 확신과 방향을 찾고 건강한 독립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Tip. 잊지 말아야 할 건 자녀는 반드시 사춘기를 거쳐 성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급격한 뇌 발달로 인해 거친 감정표현, 충동적인 행동, 부모와의 관계 변화가 나타나 당황하는 마음도 들겠지만 자녀가 자연스러운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녀가 너무 힘들게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면 적시에 전문가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부모라는 울타리를 떠나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지 어려운 상황을 부모가 나서서 다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3.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를 위해 자녀가 점점 자랄수록 부모의 영향은 점차로 줄어들게 됩니다. 다만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부모는 자녀의 가장 가까운 보호자이자 조력자임은 틀림없습니다.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를 잘 유지하여 자녀가 도움을 요청할 때 언제든 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부모의 통제 줄이기: 자녀가 사소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선택해서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부모의 책임 줄이기: 자녀가 점점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예를 들어 지각하거나 숙제를 못 해간 것에 대한 책임을 자녀가 스스로 질 수 있게 해보는 것입니다. ?공부만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기: 집안일을 할당해 주는 등 가족 구성원으로서 공부 외적인 역할들을 늘려 보세요. ?부모로서의 권위 지키기: 친구 같은 부모는 자녀에게 권위를 잃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언제나 무섭고 엄한 부모님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자애로운 부모님이지만 자녀가 부모-자녀 간 선을 넘었을 때는 단호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님의 어른스러운 모습을 존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어른스럽다는 것은 강인하고 일관된 모습이지 감정적이고 신경질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이런 부분을 확인해 주세요. ? 자녀의 시기에 따른 발달 특성을 잘 이해하여 실생활에서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모든 발달 시기 부모-자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칫 자녀와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힘들 때는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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