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걱정돼요 「친구」 가깝거나 오래 사귄 사람, 가까이 지낸 벗, 친근하게 어울리는 사람, 우정을 나누는 관계 등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학기 초가 되면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 친구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걱정, 긴장을 하게 됩니다. ‘담임선생님은 누구일까? 누구랑 같은 반이 될까?’ 학교란 아이들에게 있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이나 혹은 가정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있어 학교는 제2의 가정이 되며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는 사회적 공간이지요.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친했던 친구와 다른 반이 되어서 멀어지면 어쩌지? 친구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쉬는 시간에는 뭐 하고 있어야 할까?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아이들은 학년이 바뀔 때 학업에 대해 걱정도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비중으로 친구 사귀기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관계에 대한 긴장이나 고민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흔히 “인싸”라고 불리는 학급에서 인기가 많고, 친구가 많은 아이들도 이러한 고민을 합니다. 지난 학년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거나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던 아이의 경우에는 이러한 고민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도, 고민하는 자기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고민이나 걱정을 해도 나아질 것이 없다는 생각에 “에이 친구 없어도 되지!” 혹은 “난 친구 안 사귈래”하고 포기하거나 부정해 버리기도 합니다.
1. 학교생활에 친구는 꼭 필요한 걸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친밀함에 대한 욕구는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본능입니다. 학교는 학업을 배우기 위해서만 다니는 곳이 아닌 또래 친구들을 만나고, 또 관계 경험을 해보기 위한 공간으로, 학교에 다닐 때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맺는 것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라는 것이 꼭 “인기가 많아야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한 반에는 여러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키가 큰 아이도 있고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아이도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있고, 공부보다는 운동을 더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노는 것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혼자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친구 사귀기나 사회성도 비슷합니다.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하고 규칙을 지키고, 협동 활동을 하고, 고민을 털어놓거나 질문을 하기도 하는 등 같은 반 동급생들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모두가 사교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2. 아이가 외로워 보여서 안쓰러워요.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요? 요즈음은 사회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가 되는 시기입니다. IQ나 공부보다 정서지능이나 사회성을 중요시해, 공부는 하지 못해도 친구는 잘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도 계십니다. 부모님의 시선에 혼자 노는 자녀가 안쓰러워 보이거나 외로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녀가 실제로 “외롭고 힘드냐?”입니다. 아이는 몇 명의 친구들과 어려움 없이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것에 만족하고 자기 일을 하고 있는데, 부모의 눈에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여 억지로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강요하거나 혹은 아이를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라고 단정지어 보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는 또래 친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 혹은 “진정한 친구 한두 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하고 자녀의 사회적 관계를 걱정하시는 부모도 계십니다. 물론,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단절되어도 된다거나 아이들에게 경험 자체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녀의 사회적 경험 또한 자녀가 가진 기본 기질이나 성향에 맞춰서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자녀가 다소 내향적인 성향으로, 많은 친구를 만나기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면, 굳이 부모님께서 안쓰럽게 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만약 친구들과 사귀고 싶은 마음은 큰데, 자녀가 그 방법을 모르거나 서툴러서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고 이에 따라 위축되거나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때는 자녀에게 도움을 주어야 할 때가 맞습니다.
3. 친구 사귀기가 어려운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요? 기질적으로 불안과 긴장이 높은 아이 ?아이가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고, 걱정이 많은 편이라 새로운 사람이나 낯선 상황에서 긴장을 많이 하고, 다양한 변수에 대한 걱정을 미리 하는 편이라 쉽게 위축되거나 겁을 먹게 되는 경우 새 학기, 새로운 반, 새로운 선생님, 그리고 새로운 친구까지 사귀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에는 새 학기 시작 전에 “인지적 리허설”을 해볼 수 있습니다. 배우들이 실제 공연을 하기 전 리허설을 하여 변수를 줄이고, 긴장을 줄이는 것처럼 아이들도 실제 새 학기와 새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 리허설을 해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역할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상황이나 아이가 긴장할 만한 상황을 연출하여 미리 연습합니다. 한두 번 연습하는 것으로 아이가 단번에 변하지는 않지만, 상황을 좀 더 예측하게 됨으로써 스스로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래 관계 경험이 부족한 아이 ?또래나 단체 생활 경험이 부족한 아이라면, 학급의 많은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들과 따로 만나거나 놀이를 해본 경험이 부족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험이 부족하면 두려움은 반대로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친구들과 소규모로 만나는 그룹을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체육이나 레저활동을 하거나 주기적으로 만난다면,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줄 수 있으며, 또한 학급 전체의 대규모 관계에서 생기는 긴장도보다 낮은 상태에서 긍정적이고 즐거운 또래 경험을 하게 되어 친구 사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아이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참을 줄 알아야 하고,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만약 사회적인 경험이 부족하거나 배려하거나 공감하는 경험이 부족하여 사회적으로 다소 미성숙한 아이라면,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복되는 갈등은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부터 규칙 지키기, 양보하기, 순서 지키기 등 타인과 더불어 지내는 연습, 즉 사회적 기술들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을 확인해 주세요. ?아이들은 평생에 걸쳐 자기 친구를 찾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당장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고 없고 보다는, 자녀가 또래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조금씩 쌓아 나가고, 친구 관계를 실제 경험을 통해서 익혀 나가는 것입니다. 자녀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 주시 돼, 당장 변화를 바라기보다,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믿고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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